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최근 베를린 연설에서 유로화가 달러를 국제적 통화로 대체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청중을 놀라게 했다. 그녀는 유럽연합(EU)이 금융적 및 지정학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필수적인 레버리지를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세계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유로화가 새로운 글로벌 균형의 중심에 놓일 수 있다는 포부를 드러낸 것이다.

라가르드는 유로가 글로벌 기축통화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확신하며, 이는 갈등이 고조되고 신뢰가 저하된 미국 달러와 관련이 깊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녀는 유로화의 통화적 신뢰성은 EU의 군사력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녀의 발언은 유로의 글로벌 역할을 발전시키려는 명확한 의지를 보여준다.

현재 국제사회에서는 달러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고 있으며, BRICS 국가들 사이에서 통화 거래의 확산이 가속화되고 있다. 라가르드는 이와 같은 시장의 변화 속에서 유로화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기회가 열렸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유로화가 자연스럽게 그 역할을 갖게 되지는 않을 것이므로, 시스템적인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유로화에 대한 투자자의 선호가 줄어들고 있는 현상은 유럽 금융시장의 부족한 깊이와 관련이 있다. 라가르드는 유럽 자산들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지 않은 이유로 자산 시장의 단편화, 안전 자산 부재 등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을 언급했다. 이러한 구조적 약점들이 유로화의 국제적 야망을 저해하고 있으며, 이것을 해결하지 않으면 유로화는 달러를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고 경시했다.

더 나아가 라가르드는 유로화가 달러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EU가 신뢰할 수 있는 전략적 및 안보 강국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 안정성뿐만 아니라, 글로벌 질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을 중요시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라가르드는 유럽이 BRICS와 같은 블록과의 새로운 무역 협정을 체결하고, 국경 간 결제 시스템을 개선하여 유로화의 국제적 사용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라가르드는 안전 자산의 공급을 늘리기 위해 다수의 회원국이 협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러한 제안은 독일 등 일부 국가에서 예산의 공동화에 저항을 받고 있다. 결국 라가르드는 유럽이 경제적 블록에서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변화가 필요하며, 이는 2025년 계획된 디지털 유로화의 출범을 통해 실현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경제의 재편성과 함께 유로화의 자리매김은 단순히 재정적 측면을 넘어서 전략적 및 군사적 요소에도 크게 의존하게 될 것이다. 글로벌 경제의 변화 속에서 유럽의 전략적 움직임이 유로화의 미래를 결정지을 중요 시점에 다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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