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경제가 4분기에 예상 밖으로 제자리걸음을 걸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연합 통계청 유로스타트가 발표한 속보 수치에 따르면, 유로존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로, 로이터가 실시한 경제 전문가 설문조사에서 예상한 0.1%의 소폭 성장치를 밑돌았다. 이는 3분기에 기록한 0.4%의 성장률보다 낮은 수치이다.

특히 독일과 프랑스라는 유로존의 두 주요 경제국에서 예상보다 부진한 성장률이 보고되었다. 독일의 4분기 GDP는 0.2% 감소했고, 프랑스의 경제 역시 미세하게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 또한 4분기 전분기 대비 경제 성장률이 0인 상태였다.

반면 스페인은 4분기에 0.8%의 경제 성장을 기록하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한 포르투갈의 경제 성장률도 같은 기간 동안 1.5%로 증가했으며, 이는 주로 민간 소비의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국가 통계청이 발표하였다.

이러한 경제 지표 발표 이후 유로화는 달러 대비 0.15% 하락세를 보였다. 이번 데이터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 결정에 있어 주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CB는 지난해 경제 활동과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네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하했으며, 이날 회의에서 25베이시스 포인트의 추가 금리 인하가 예상되고 있다. 이는 기준금리를 2.75%로 낮추는 조치가 될 것이다.

전문가들은 유럽중앙은행이 경제 성장 둔화 우려를 안고 있는 만큼, 올해 추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자크 앨런-레이놀즈(Capital Economics 유로존 부국장)는 이번 GDP 정체가 유로존의 경제 전망이 예상보다 나쁘다는 분석을 뒷받침한다고 언급하며, ECB가 시장에서 예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지난 12월 ECB는 유로존 경제가 2025년까지 1.1%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ECB는 경제 활성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매관리자지수(PMI)와 소비자 및 기업 신뢰 지표가 여전히 낮다고 진단하고 있다.

현재 유로존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최근 몇 달 동안 상승세를 보이며 12월에 2.4%를 기록했으며,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인플레이션은 2.7%로 변함이 없었다. ECB는 올해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이 2.1%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경제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압력 속에서 ECB는 복잡한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향후 통화정책 결정에 신중을 기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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