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약회사 일라이 릴리(Eli Lilly)가 비만 치료제를 활용해 영국 내 실업 문제를 완화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영국의 건강 문제 해결을 위한 주요 투자 계약을 체결하며, 2억 7900만 파운드(약 3억 6400만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계약은 영국 보건 사회부(DHSC)와 과학 혁신 기술부(DSIT)와의 전략적 협력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 이는 지난 월요일 개최된 영국 노동당 정부의 첫 국제 투자 정상 회의에서 발표된 총 630억 파운드 규모의 투자 패키지의 일부로 진행된다.

일라이 릴리의 이번 협력은 비만 치료제인 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의 실제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연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연구는 5년 동안 진행되며, 비만 치료제의 효과가 체중 감소, 당뇨 예방 및 비만 관련 합병증 예방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다. 특히, 이 연구에서는 참가자들의 고용 상태와 병가일 수도 살펴볼 예정이다.

영국 보건 사회부 장관인 웨스 스트리팅(Wes Streeting)은 이번 협력이 건강한 사회와 경제 구축 및 NHS의 미래 적합성을 위해 필수적이라 강조했다. 현재 영국은 ‘경제적 비활동’ 비율이 높은 수준에 있으며, 이는 직업을 찾지 않거나 일하지 않는 인구를 의미한다. 이러한 비율의 약 3분의 1은 비만과 같은 장기 질병으로 인한 것이며, 이는 코로나19에 의해 더욱 악화됐다.

스트리팅 장관은 “넓어진 허리띠가 NHS와 경제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으며, 연간 110억 파운드의 비용을 초래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비만으로 인한 질병이 평균적으로 추가 4일의 병가를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새로운 치료 방법이 비만 문제를 해결하고 노동 시장에 복귀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의료 전문가들은 건강 치료와 경제적 결과를 연결짓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MRC 역학 연구소의 도리 반튤레켄(Dr. Dolly van Tulleken) 박사는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 아닌 경제적 가치에 따라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은 심각한 윤리적, 재정적, 효능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라이 릴리는 또한 유럽 내 첫 번째 ‘릴리 게이트웨이 랩스’ 혁신 가속기를 설립하여 초기 생명 과학 기업들을 지원하고 혁신적인 의약품과 기술 개발을 촉진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앞으로 몇 년간 추가로 2억 7900만 파운드를 영국에 투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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