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포스트의 만평 작가인 앤 텔네스가 자신의 만평이 거부된 후 사직했다. 이 만평은 제프 베조스를 닮은 한 억만장자를 포함해 여러 억만장자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에게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을 풍자적으로 그린 것이다. 텔네스는 금요일 블로그 게시물에서 이 만평이 처음으로 “내가 겨냥한 대상을 이유로 죽임을 당했다”고 밝혔다.

텔네스가 자신의 서브스택 블로그에 공개한 대략적인 스케치에는 여러 남성이 정장에 긴 넥타이를 맨 큰 남자, 즉 트럼프에게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그녀는 이 남성들이 메타 플랫폼의 CEO 마크 저커버그, 오픈AI의 CEO 샘 알트만, 로스앤젤레스 타임즈의 발행인 패트릭 순숑, 그리고 베조스임을 적시했다. 세 명의 남성은 돈 가방을 들고 있으며, 만화 캐릭터 미키 마우스는 월트 디즈니의 ABC 뉴스에 대한 상징으로 그려져 있다.

텔네스는 CNBC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만평이 전혀 수정 제안 없이 거부되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데이비드 쉬플리 워싱턴 포스트 편집 페이지 편집장은 성명을 내어 만평 거부의 이유는 해당 만평과 유사한 기사를 이미 발행했기 때문이지, 겨냥한 대상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는 텔네스의 해석에 동의하지 않으며 “모든 편집적 판단이 악의적 힘의 반영이 아니라는 점을 존중해 달라”고 덧붙였다.

텔네스의 사직은 미디어와 기업 임원들이 트럼프를 어떻게 대했는지에 관한 논란 속에서 이루어졌다. 워싱턴 포스트는 베조스가 대선 직전 트럼프의 반대 후보인 카말라 해리스를 지지하는 기사를 폐기했다고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즈의 순숑은 대선에서 어떠한 지지도 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이로 인해 몇몇 편집위원들이 사퇴하기도 했다.

ABC 뉴스는 한편 트럼프와의 명예훼손 소송에서 1,500만 달러에 합의했으나, 일부 미디어 법 전문가들은 이 뉴스 조직이 유리한 입장에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베조스와 저커버그는 메타를 통해 트럼프의 취임 기금에 100만 달러를 기부할 계획이었으며, 선거 승리 이후 그들의 별장에서 트럼프를 만난 여러 억만장자들 중 하나로 보고되고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메사추세츠주)은 텔네스의 사직에 관한 논평을 남기며 “대기업 최고 경영자들이 트럼프에게 무릎을 꿇고 있다”며 이는 “억만장자들이 공립학교 교사보다 낮은 세율을 내고 싶어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텔네스의 퇴사는 워싱턴 포스트 내부의 여러 변화들 중 하나로, 지난해 출범한 새로운 발행인 윌 루이스는 인사 문제로 뉴스룸과의 갈등이 보고된 바 있다. 텔네스는 2001년에 편집 만평 부문에서 퓰리처상을 수상했으며, 2008년부터 워싱턴 포스트에서 활동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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