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못 믿어” 미국인 신뢰도 여전히 30%대
미국 통화정책을 이끄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 대한 미국인의 신뢰도가 역대 최저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늑장 대응으로 2000년대 이후 역대 의장 중 최저 꼬리표가 붙었던 1년 전보다는 소폭 올랐지만 여전히 30%대 후반에 불과하다.
7일(현지시간)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경제 관련 지도자 신뢰 조사를 실시한 결과, 파월 의장을 ‘대단히(great deal)’ 또는 ‘상당 부분(fair amount)’ 신뢰한다고 답변한 비중은 39%에 그쳤다.
이는 갤럽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저치인 지난해(36%) 대비로는 3%포인트 오른 수치다. 다만 오차범위(±4%) 내에 있어 파월 의장을 둘러싼 신뢰도가 아직도 바닥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파월 의장이 2000년대 이후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은 Fed 의장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면서도 "새 조사에서도 역대 최저 수준에 가깝다"고 전했다.
2020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대응 당시 58%에 달했던 파월 의장의 신뢰도가 급락한 배경으로는 인플레이션 늑장 대응이 손꼽힌다. 2022년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으로 판단했다가 뒤늦게서야 가파르게 금리를 올리는 등 서투른 정책으로 중앙은행의 물가안정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후 금리 인상을 통해 대대적인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 나섰지만 여전히 목표치 2%를 상회하고 있는 데다, 최근 ‘라스트 마일(Last mile·목표에 이르기 전 마지막 구간)’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 역시 파월 의장을 둘러싼 불신을 지속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미 경제가 금리를 인하하기엔 너무 강하다는 것이 파월 의장의 딜레마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오는 11월 미국 대선 역시 파월 의장의 낮은 신뢰도에 여파를 주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정치 성향별 응답을 살펴보면 파월 의장을 신뢰하는 공화당 지지자가 30%에 그친 반면, 민주당 지지자는 두 배에 가까운 56%였다.
블룸버그통신은 "파월 의장은 정치, 선거가 Fed의 의사 결정에 아무 상관이 없다고 거듭 밝혀왔다"면서도 "정치가 파월 의장의 낮은 신뢰도에서 많은 부분을 주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공화당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간 파월 의장이 민주당의 오는 11월 대선 승리를 돕기 위해 그의 영향력을 이용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이와 함께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대단히’ 또는 ‘상당 부분’ 신뢰한다는 응답도 38%에 그쳤다. 민주당과 공화당 지도부에 대한 미국인들의 신뢰도도 각각 38%, 36%에 불과했다. 갤럽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제에 여파를 미칠 수 있는 주요 국가지도자 중 그 누구도 대다수 미국인의 신뢰는 얻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출처 :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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